22대 국회에서 현직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16,447건입니다. 이 가운데 원안 또는 수정 형태로 가결된 것은 3.3%에 불과합니다. 얼핏 보면 ‘국회가 일을 안 한다’는 인상을 주지만, 이 숫자만으로 그렇게 단정하면 오해입니다. 한국 입법 과정의 구조를 알면 다르게 보입니다.
‘대안반영’ — 사라진 게 아니라 합쳐진 것
비슷한 주제의 법안이 여러 의원에게서 쏟아지면, 위원회는 이를 하나로 묶어 대안(代案)을 만듭니다. 이때 원래 발의안들은 형식상 ‘폐기’되지만, 그 내용은 통합 대안에 흡수됩니다. 이것이 대안반영입니다. 22대에서 대안반영으로 처리된 법안은 21.2%에 달합니다. 즉 ‘가결’ 3%대에 ‘대안반영’을 더하면, 실제로 내용이 입법에 반영된 비율은 훨씬 높아집니다. 단순 가결률만 보면 이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계류’ — 임기 중에는 자연스러운 상태
전체의 약 74.6%는 아직 계류(심사 중) 상태입니다. 국회의 임기는 4년이고, 법안은 임기 내내 심사될 수 있습니다. 임기 중반에 다수의 법안이 계류 중인 것은 비정상이 아니라 정상입니다. 임기가 끝나면 처리되지 못한 법안은 자동 폐기(임기만료폐기)되지만, 그것은 임기 말의 이야기입니다. 나머지 소수(0.9%)는 부결·철회·임기만료로 처리됐습니다.
그래서 ‘발의 건수’가 성과는 아니다
발의 건수가 많다고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통과 가능성이 낮은 법안을 다량 발의해 숫자를 부풀릴 수도 있고, 반대로 한 건의 중요한 법을 끈질기게 관철하는 의원도 있습니다. 법안의 질과 중요도는 숫자로 환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정치맵은 발의·가결·대안반영·계류를 있는 그대로의 건수로만 보여주고, 임의의 ‘점수’를 매기지 않습니다.
어디서 확인하나
입법 생산성 페이지에서 의원별 대표발의·가결·대안반영·가결률을 정렬해 볼 수 있습니다. 정당별 성적표에서는 정당 단위로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출처: 열린국회정보(국회의원 발의법률안). 수치는 데이터 갱신 시 함께 갱신됩니다. 다른 글: 데이터 리포트.